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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리뷰/영화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멱살잡고 끌고가는 영화

by 아프리카북극곰 2020. 1. 9.



"이런 게 바로 내내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영화다"
-이동진 평론가


당대 최고의 감독을 꼽으라면 주저 않고 알폰소 쿠알론 감독과

이 영화의 감독인 캐나다 출신 드니 빌뇌브 감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을린 사랑]으로 강렬한 충격을 주면서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드니 빌뇌브 감독은 

그 후로 [프리즈너스], [에너미]등의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관객의 기대에 부응했는데, 

이번 작품[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은 

멕시코의 악명 높은 카르텔에 대응하는 작전과 작전에 연결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입니다.

 




정의를 구현하고 싶었던 케이트, 

하지만 그녀가 경험하고 목격하는 일들은 그녀의 신념과 배치되는 것들입니다.


FBI의 작전과 그 현장에서 발견된 잔인한 카르텔의 소행들. 

무려 35명의 사람을 죽여서 그 시체를 건물의 벽에 차곡차곡 쌓아뒀던 그들의 잔혹한 범죄는 

현장에 출동한 요원'케이트(에밀리 블런트)'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깁니다. 

설상가상으로 현장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인해 동료 경찰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케이트는 

카르텔 대응 팀의 부름에 응답하고, 그들에게 합류합니다.

비록 팀장이라는 '맷 그레이버(조슈 브롤린)'를 비롯하여 

베일에 쌓여있던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르)'라는 이들은 다소 미심쩍었고, 

자신이 맡은 임무 역시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무엇보다 범인이 잡고 싶었던 케이트에게 그런 부분은 일단 뒤로 미뤄도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만큼 범인을 잡고 싶었고 정의를 구현하고 싶었던 케이트. 

하지만 그녀가 그들과 함께 하면서 목격하고 겪게 되는 일들은 

그동안 그녀를 지탱하고 있었던 신념과는 완전히 대치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선과 악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카르텔의 보스를 잡는 것은 백신의 발견과도 같다"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불법적인 행위들은 "다가오는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갖고 있으면서 그들만의 정의로 정착되어 있었고, 

그들에게 '법의 울타리' 같은 것은 그 범위를 스스로 지정해 버리면 되는 간단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애초에 규정 준수 같은 것은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죠.

때문에 그들만의 방식을 동원하기도 하고 또 그걸 묵인하기도 했던 사람들,

그 모든 일의 중심에 서있었던 '케이트'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가 믿었던 정의는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녀에게 있어 정의는 어쩌면 사전 그대로의 의미,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고 그런 일을 벌인 자들은 잡아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은 그런 순진한 케이트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는 이처럼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차갑고 폭력적이며 

냉혹한 현실을 묵직한 스릴러의 모습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케이트가 영화 마지막에 흘렸던 그 눈물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아니 믿고 있던 세상이 무너졌을 때 느낄 수밖에 없는 공허함,

혹인 무기력함이 고스란히 느끼면서 흘리는 눈물은 그 어떤 사연의 것보다 슬퍼 보입니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에서 잘 보지 못한 생생한 주연들의 존재감.
드니 빌뇌브 감독은 당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영화 초반부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이동진 평론가의 한줄평과 같이 저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갔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인 케이트가 느끼는 긴장감은 나의 오감으로 전해 지는듯했고, 

그 긴장감의 화룡정점은 배경음악인데 소름이 끼칠정도였습니다.

영화 긴장감의 반 이상은 연출은 배경음악이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케이트를 연기한 에밀리 블런트와 맷 그레이버를 연기한 조슈 브롤린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알레한드로를 연기한 베니치오 델 토로의 존재감이었습니다.
이러한 배우들의 덕분에 더욱 묵직하고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 듭니다.

아무튼 앞으로 나오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작품은 계속해서 챙겨볼 것 같네요.

시카리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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