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ideo 리뷰/영화

[넷플릭스] 로마 후기 감상평!

by 아프리카북극곰 2020. 1. 8.

 

18년 12월 12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로마를 최근에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제 수상작 그리고 지구최강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인데... 
흑백 영화라는 이유로 그동안 미뤘었습니다. 
최근 밀린 숙제한다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보게 되었는데... 감동감동감동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위대한유산, 그래비티를 만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하였고, 
올해 제 75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만장일치로 받았습니다.

각종 평점도 굉장히 좋은 이영화는 
"도대체, 얼마나 잘 만든 영화길래 이처럼 열광하는 걸까!" 라고 기대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1970년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내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한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클레오의 시선으로
그녀와 그녀가 일하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천천히 다루고 있습니다.

남편의 바람으로 홀로 네 아이들을 기르는 주인집 어머니 소피아,
임신을 했지만 자신을 버리고 무책임하게 떠난 아이 아빠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기 바라는 클레오.
두 사람은 한 가정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지고 살지만
아이들을 보살펴주며 가정을 지키는 데 힘이 되어 주는 클레오와
임신한 클레오를 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를 받게 하고 돌보아주는 소피아는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인생을 살아갑니다.

이 영화는 삶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큰 두 가지 극단의 사건을 모두 보여주는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클레오는
학생 운동을 하던 청년이 총살당하는 도중에 양수가 터지고
힘들게 병원으로 도착해 아이를 낳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죽은 채 태어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크게 상실해 있던 클레오를 위로해 주기 위해
소피아가 아이들과 함께 그녀를 바닷가로 데리고 간 자리에서
파도에 휩쓸려 죽을 뻔한 그녀의 두 아이를 수영도 하지 못하는 클레오가 구해 냅니다.
이처럼, 누군가는 태어나고 또 누군가는 죽는 인생의 큰 이벤트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영화는 인생 그 자체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영화가 흑백 영화인데다
초반부는 큰 사건이나 별다른 전개 없이 잔잔하게 진행되는 편이어서
지루할 수도 있는데... 흡입력이 대단하여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특히 클레오가 임신하고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죽는 와중에 아이를 낳으러 가고
정신없는 산부인과의 장면 속에서 아이를 낳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며
급작스럽게 여러 가지 놀라운 사건들이 반복될 때 잔잔하던 영화는 마치 
빠른 액션영화를 보는듯하게 급박하게 진행되는 듯 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개인사와 더불어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도 변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고요한 사운드와 정적인 가운데 진행되는 영화이지만
조용한 거리와 마당에서 나는 새나 개들의 짖는 소리,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와 차의 경적 소리,
흑백 영화이기에 푸른색 빛의 바다는 볼 수 없지만 생생히 들리는 파도 소리 등
영화 곳곳에 사운드의 매력과 힘이 잘 살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1970년대 당시 학생 운동을 하던 멕시코의 시대적 배경과
그 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했던 여성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기에
우리나라의 과거에도 그대로 투영될 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학생 운동을 진압한 클레오의 아이 아빠를 훈련한 교관 중 하나가 한국인으로 나옵니다)

너무 감상적이거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아픔을 잘 그려내고
그렇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꿋꿋이 견디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스토리.
정말 멋진 영화 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