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10년 전에 개봉된 <부당거래>라는 영화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이 부당하다고 혹은 부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돈 혹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 펼치는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 위주의 드라마로 분류가 될 영화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만 아무도 표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생각보다 직설적으로 아니 노골적으로 드러내 줍니다.
고단한 삶에 지쳐 이제 사건을 조작해서라도 편하게 살고 싶은 경찰관(황정민)과 기업의 치부를 감춰주는 대가로 풍요한 삶을 살아가는 스폰서 검사(류승범), 조폭 출신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대부분 제일 부패한 기업들이라고 생각하는 건축회사 사장(유해진)이 서로 약점을 잡아가면서 업치락 뒤치락하는 꼬리밟기 게임 같은 내용입니다.
영화 ‘부당거래’는 불편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검찰, 경찰, 언론. 사슬 관계로 얽혀있는 이들은 영화를 보며 특히 불편할 것이고, 이러한 사회에 살고 있는 시민 역시 불편합니다.
특히 검사와 스폰서, 그야말로 대통령의 ‘퍼포먼스’로 한 사건이 좌지우지되는 상황, 검찰과 언론의 유착관계 등 우리 사회의 추악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에서 이러한 현실이 그대로 투영되어 현실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을 때, 우리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마냥 불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유머 코드가 불편한 현실을 감싸 안고 있었습니다.
마치 쓴 보약을 먹을 때 항시 대기하는 달콤한 사탕같이 류승완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가 곳곳에 잘 숨어있고, 류승범과 조연들 간에 대사 호흡이 좋습니다.
무거운 소재 영화지만 의외의 장면에서 깨알같이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이 특히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웃음 후에 남는 씁쓸함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 웃음이 있기 때문에 결론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갈 수 있게 됩니다.
쓰지만 먹고 싶은, 그런 영화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이 정도의 시나리오와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에 많은 영화 마니아들은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권력자들은 까는 척하는 시늉을 하는 영화는 많았지만, 사실 다시 한번 돌려보면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영화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영화 <부당거래>는 현재 한국의 학연에 따른 줄 서기, 비리, 조작극, 뇌물, 언론플레이까지 모든 대표적인 부패상들이 직설적으로 등장합니다.
사실만을 보도하는 언론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고 우기는 일들을 진짜 실감 나게 그려줍니다.
마지막으로, 황정민 / 류승범/ 유해진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자신들의 명성만큼은 보여주는 연기를 합니다.
아쉽게도 평상시 배우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는 다른 배역들을 하게 된 류승범 / 유해진 은 완벽한 변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본 실력을 가지고 열심히 소화해 냈다는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황정민은 팬티 신을 보여주면서 몸자랑(?)을 하기도 하는데, 정말 강력계 형사역에 최적의(?) 신체조건을 가진 듯합니다.
결론으로는 높은 완성도를 가진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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