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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리뷰/영화

[넷플릭스] 스타트랙 : 더 비기닝 - 후기/추천

by 아프리카북극곰 2020. 1. 17.



J.J. 에이브람스에 의해 재탄생한 <스타트랙 : 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은 제목뿐만 아니라 오프닝에서도 새로운 시작에 대한 자신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더 비기닝>은 기존 시리즈의 사령관 ‘커크’의 탄생과 그의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합니다. 
커크의 아버지가 부사령관으로 있던 엔터프라이즈 호는 운행 중 레물란(에릭 바나)의 거대한 우주선의 공격을 받습니다. 
커크를 임신한 아내를 포함, 모든 승무원을 탈출시키고 엔터프라이즈 호를 몰고 레물란의 우주선에 돌진함으로써 죽음을 맞는 커크의 아버지. 아버지의 죽음과 아기 커크의 탄생은 곧 기존 시리즈의 종결과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태어난 아기에게 장인어른의 이름을 물려줌으로써 기존 시리즈와 완전히 단절되지 않으면서 그 시리즈의 명성과 고유성은 그대로 갖고 갈 것임을 선언합니다. 
그래서 <STAR TRACK> 이라는 로고 또한 아기가 태어나고 아버지가 죽는 사건 이후 뜹니다. 

여기가 영화의, 시리즈의 진짜 시작임으로.


새로운 세대의 탄생. 아버지의 죽음은 아들의 성장의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이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훌륭히 리뉴얼한 바가 있는 에이브람스는 <스타트랙> 시리즈 역시 훌륭하게 부활시켰습니다. 
<스타트랙> 시리즈의 열광적인 팬들인 트래키들을 만족시키면서 일반 관객들까지 동시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사운드, 액션 디자인에서 에이브람스의 감각은 물이 올랐다는 느낌입니다.

오프닝 부분 레물란의 공격을 받은 엔터프라이즈 호 내에서 비명을 지르던 여승무원이 우주 공간으로 튕겨 나가자 모든 사운드가 사라져 버리는 디자인은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사운드 디자인입니다.

공기가 없어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실제 우주 공간의 특징을 반영한 디자인은 이 우주전쟁에 현실감을 덧씌웁니다.
  

 

수평, 수직 이미지의 교차 편집은 영화 속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또한 <더 비기닝>은 수평과 수직 이미지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액션 디자인을 통해 관객들이 흡사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곧바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입니다. 어린 커크는 스포츠카를 몰고 수평으로 가로지른 평원을 가로지릅니다. 

이어 차에서 뛰어내린 커크는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에 간신히 매달리고, 자동차는 속도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집니다. 영화의 실질적인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별 폭파기 위에서의 결투도 수평 이미지와 수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디자인한 시퀀스입니다. 

블랙홀을 만들어 별을 폭파해버리는 장비는 레물란의 본선(本船)으로부터 수직으로 내리 떨어집니다. 

마치 배의 닻처럼. 그리고 커크와 줄루는 수평인 폭파 장비 위에서 레물란들과 싸움을 벌입니다. 

이러한 수직과 수평 이미지의 효과적인 조합은 영화 속 액션의 긴장감을 높입니다.    

 



가치관은 진부하다

하지만 <더 비기닝>의 가치관은 진부합니다. 

진부하기로는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 급(級)입니다. 청년 커크는 속어로 ‘망나니’처럼 지냅니다. 

어린 나이에 스포츠카 폭주에다 툭하면 싸움질. 술집에서 여자 생도에게 치근거리다 생도들과 싸움을 벌인 커크는 사관학교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받습니다. 

그의 뛰어난 아버지 덕분에. 불량한 커크가 독불장군처럼 일을 판단하고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행동이 정당성을 부여받는 것 또한 그의 아버지의 존재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뛰어난 함장이었던 아버지의 아들이기에 커크 역시 당연히 뛰어난 함장으로서의 능력을 타고난 것처럼.
  

이에 비해 어머니, 여성의 역할은 극히 미미합니다. 

아버지 없이 커크를 혼자 키웠을 커크의 어머니는 오프닝을 제외하곤 내내 등장조차 하지 않으며, 

커크에게 어머니는 손톱만큼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 보입니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 커크를 키웠을 테지만 커크의 9할은 어머니가 아닌 부재한 아버지의 영향입니다. 

극 중 인물의 대사로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니요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성 니요타는 수석 졸업에다가 능력도 뛰어난 여성이지만 실제 레물란과의 전투에서 그녀의 역할은 전혀 발휘되지 않습니다. 

남자들의 쟁탈전 사이에 놓인 ‘상품’정도로만 비치거나 스콧의 여자 친구로만 머뭅니다. 

여성의 능력을 폄하하고 아버지, 남성의 희생과 영웅성만을 강조하는 <더 비기닝>의 가치관은 그래서 진부하고, 

시대착오적입니다. 



스타트랙 더 비기닝 감독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수술실력은 인정합니다.

어찌되었든 시작부터 끝까지 롤러코스트 타듯 영화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더 비기닝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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