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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리뷰/영화

[넷플릭스] 스타워즈: 깨어난포스-후기! 감상평!

by 아프리카북극곰 2020. 1. 16.



최근 스타워즈 9 라스트 제다이가 개봉하면서 스타워즈 전작들이 다시금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저 역시 복습 차원에서 스타워즈 7 8편을 보았습니다.
아쉬움은 분명 있지만  "스타워즈"이기에 용서가 됩니다.

깨어난 포스 개봉했을 때 많은 반응들이 나왔었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주로 스타워즈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들 대부분을 담았다는 것,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내 세대교체를 잘 해냈다는 점이 주로 칭찬을 들었습니다. 

반면 부정적인 반응들도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주로 우연에 기댄 전개, 

오리지널 삼부작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듯한 구성과 소재 등이 비판받았습니다. 
후자는 스피디한 전개 속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설정하다 보니 나온 부작용이고, 개인적으로도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자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볼거리가 있을 듯합니다.

저 역시 클래식 삼부작, 그 중에서도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과 너무나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저항군과 제국군의 구도, 루크와 레이의 유사점, 스타 킬러 베이스, 한 솔로의 죽음과 그 직후 레이의 각성 등은 에피소드 4의 전개와 소재들과 너무나 빼닮아 있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깨어난포스는 디즈니판 스타워즈 6부작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두개인데, 하나는 이것이 '첫 번째 작품'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것이 '디즈니'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타워즈는 30년 넘는 기간 동안 조지 루카스라는 카리스마적(?) 개인의 영향력 아래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에서 손을 떼고 그것이 디즈니에게 넘어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수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린 오래된 프랜차이즈에서 정통성은 큰 문제이고 

디즈니로서는 이제 자신들이 스타워즈의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것을 납득시켜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정통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었을까요? 
디즈니는 그것을 클래식 삼부작에서 찾았습니다.

프리퀄과 비교를 해보죠. 
클래식 삼부작은 대단히 성공했고 엄청난 사랑을 받은 시리즈였습니다. 
그러나 루카스는 에피소드1에서 클래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스타워즈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프리퀄이 디즈니의 시퀄 삼부작과 구별되는 지점은, 
그것이 이미 약속된 후속작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리퀄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은 클래식 삼부작이 완결 났던 80년대 초반에 이미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시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미 6부작으로 완전히 완결되었다 선언한 시리즈에, 
갑자기 난입한 외부 세력이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었죠.

그러기에 디즈니는 스타워즈의 정통성을 이어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클래식의 추억의 배우들을 섭외하는 데 성공했고, 
공공연히 스타워즈 매니아를 자처하던 감독을 섭외했으며, 
클래식 삼부작의 각본가를 영입했고, 존 윌리엄스를 모셔왔으며, 영화에서 디즈니의 로고를 거의 완전히 배제했습니다.


이런 정통성 계승에 있어 또 하나 특기할만한 점은 

이 영화가 프리퀄의 냄새를 의도적으로 제거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북미 스타워즈 팬들에게 있어 프리퀄에 대한 알레르기는 생각 이상으로 대단합니다. 
16년 동안 기다렸던 후속작이 실망으로 끝났다는 것은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고, 
이는 반동에 대한 심리로 이어졌습니다. 
깨어난포스가 클래식 추억팔이를 하려고 기를 쓰는 것은, 
정통성 문제로 인한 거부반응 최소화와 함께 이러한 반동 심리를 의식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깨어난포스에 대한 북미 평론가들이나 팬들의 리뷰를 보면 '프리퀄의 악몽을 잊게 해 줬다',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등의 반응들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디즈니의 계산은 그대로 로튼토마토 신선도 92%, 메타스코어 81점의 준수한 평가로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깨어난포스는 스타워즈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북미 팬들을 설득하기 위해 

독립된 영화로서의 완성도를 일부 포기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영화 자체로서 완성도가 떨어지면 그걸 어찌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라는 것 자체가 문화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부분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간혹 깨어난포스는 스타워즈의 철학을 담고 있지 않다고 불평하는 반응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조지 루카스의 복귀를 원하는 분들이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던데... 글쎄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무슨 철학을 담고 있었죠? 
스타워즈 시리즈에 있어서 주제적 테마는 영화 한 편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타워즈는 한 편이 아닌 삼부작으로서 이야기 되는 작품이고,  테마 역시 삼부작이 완결됨으로써 비로소 성립됩니다. 
개인적으로 프리퀄의 주제의식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것 역시 결국에는 시스의복수로 완결됨으로써 드러났었죠. 
이제 영화 한 편 나온 상황에서 철학이니 주제니 운운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에피소드7은 성공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대중들의 평가도 전반적으로 우수했고, 박스오피스 역시 월드와이드로는 역대 3위, 

북미에선 역대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죠. 
클래식에 빚지어 시퀄의 포문을 여는 데 성공했으니, 이제 시퀄이 클래식의 카피캣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퀄만의 새로운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디즈니의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는 비로소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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