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저에게 최고의 영화 5개 뽑으라고 한다면 그중 하나는 이영화 크림슨 타이드 일 것입니다.
너무 좋아해서 매년마다 한두 번씩 봤었는데요. 넷플릭스에도 올라와있길래 또 봤습니다.
또 봐도 재미가 있네요.
2012년 8월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액션 명장 토니 스콧 감독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역동적인 액션 시퀀스와 영상미로 인해 액션 장르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최고의 감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더 이상 그의 작품을 볼 수는 없지만, 그가 남긴 영화들은 액션이라는 단순 장르를 넘어선 또 하나의 장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크림슨 타이드 영화의 시작부터 위엄 돋는 대사가 쏟아집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세 사람! 미국 대통령, 소련 대통령, 그리고 핵잠수함 함장이다."
프랭크 램지 역 진 핵크만은 바로 미 해군 핵잠수함 알라바마 호의 함장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핵잠수함 함장의 파워를 제어하기 위한 장치가 미국 대통령에겐 필요합니다.
그래서 론 헌터 소령 역을 맡은 덴젤 워싱턴의 존재의 이유가 설명이 됩니다.
영화 <크림슨 타이드>는 미국과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역사 속 이데올로기와는 다르게 서로의 다른 국가에 대한 신념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밀폐된 잠수함 안에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잠수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인해 다소 정적인 지루한 영화로 치부될 수도 있을지 모르나 미국에서 잠수함은 전쟁 초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무기(핵 미사일 탑재)라는 점에서 함장의 결정 하나로 인해 3차 세계 대전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작게는 이 두 사람의 갈등을 부각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이라는 무지막지하게 큰 스케일의 이야기를 핵잠수함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전 이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도망갈 데 없는 한정된 공간, 그 공간에서 두 사람의 갈등, 이 갈등의 결과는 핵전쟁!!!
이야기의 구조와 확장이 상업영화라고 불리기 아까운 수준이라는 의견입니다.
<크림슨 타이드>는 밀리터리 마니아들도 인정하는 잠수함 내부의 고증이 최고로 잘 되어 있는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세트와 장비들 하나하나가 주도면밀하게 살펴봐도 아주 작은 일부를 제외하곤 지적할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죠.
하지만 미군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으로 인해 군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고증을 해냈다는 것을 보면 제작진의 디테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이 됩니다.
진 해크만은 수많은 작품에서 명연기를 보여줬는데 이 영화에서의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합니다.
자신에게는 오직 국가밖에 없고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자신의 평생 임무라고 생각하는 군부심 최고의 함장 역을 소화했으며, 덴젤 워싱턴은 잘못된 판단을 바로 잡으려 하는 부함장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의 주된 사건은 러시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구소련 강경파 군부 지도자 라첸코가 핵미사일 기지를 장악한 것부터 출발합니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미 해군 대응이 두 사람을 한 테이블로 불러 모읍니다.
서로를 소개하고 알아갈 시간이 부족한 채 사건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라첸코는 계속해서 핵 위협을 하고, 적 잠수함이 출몰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신이 이어지죠.
그러던 중 사령부로부터 한 장의 메시지가...
이 메시지는 1급 통신...
그러나 끊어진 부표로 인해 전문을 다 받지 못한 채 일부만 전송되고 말죠.
핵을 쏘냐 마냐의 갈림길에서 램지 함장과 헌터 소령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죠.
헌터 : "메시지를 보기 전까지는 핵을 쏠 수 없다!"
램지 : "중단된 메시지는 의미가 없다! 더 늦기 전에 핵을 쏴야 한다!"
군대를 갔다 오기 전에는... "아 저 함장 답답하네..."라고 생각했지만,
군대를 다녀와서는 "어딜 소령 짬밥 개찌끄레기가 원스타한테..."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
결국 이 두 사람의 갈등은 봉합되지 못한 채 각자의 신념을 위해 싸움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점점 클라이맥스로 향합니다.
헌터 소령은 중단된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램지 함장 역시 핵을 발사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영화를 보면서 이 메시지를 보기 위한 간절함은 영화의 등장인물뿐 아니라 관객들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은 점점 촉박해지고...
결국 램지 함장은 핵잠수함의 지휘권을 되찾습니다.
이 두 사람의 갈등, 그리고 이 대결의 승자는??
과연 어디로 갈까요?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결과는 생략합니다.
한번 직접 확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한 가지 분명한 건 램지 함장, 헌터 소령
둘 다 옳았고, 동시에 둘 다 틀렸다!입니다. 아마 못 보신 분들도 직접 보시면 공감하실 겁니다.
이 부분이 제 인생에서 큰 가르침이 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주제가 있으면 양쪽의 의견이 있는 거겠죠.
그게 리뷰가 되었건, 음악이 되었건 간에 말이죠...
제 생각이 있고, 또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맞다 네가 틀렸다...라는 고집을 피우고 싶지 않아요.
크림슨 타이드처럼 둘 다 옳았고, 동시에 둘 다 틀렸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제 의견을 잘 정리해서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 크림슨 타이드는 저에게 그걸 알려준 영화입니다.
故토니 스콧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냥 영화의 재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겠죠.
제가 정말 좋아하는 토니 스콧 감독의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없지만,
그가 만들어 놓은 영화를 다시 관람하면서... 오늘도 많이 배워 갑니다.
크림슨 타이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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