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을린 사랑]의 감독인 드니 빌뇌브를 알기 전에 반전 영화 추천받고 보게 되었습니다.
스릴러, 반전 물을 좋아하던 터라 무심코 보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흥행이 안되어 그런저런 영화라고 생각하며 기대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대박이네요!!!
제 인생작 리스트 상위권에 올려놓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영화를 이제야 본 것을 후회해야 하는지,
아니면 극장에서 놓쳐서 못 보고 지나쳤을 영화를 이제라도 보았으니 감사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영화를 본 것에 대 만족을 하였고 주변에서 좋은 영화 권해달라고 한다면
무조건 그을린 사랑을 추천합니다.
의외로 10명 중 9명은 이영화를 못 봤거나 모르더군요.
너무나 강렬하다. 끔찍하고 비극적이며 충격적이어서
원제가 "Incendies"(화염)인지 너무나 잘 이해된다.
그렇습니다. <그을린 사랑>은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강렬합니다.
죽은 엄마의 과거를 알아가면서 하나둘씩 실타래같이 풀리는 미스터리는 엔딩에서 보이는 반전 또한 강렬하고,
전쟁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몇몇 장면의 강렬함은, 세련된 편집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그것에 준하는 삭막하고 무시무시함은 전쟁에 대한 강렬한 반전 메시지까지 완전하게 동반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프닝 시퀀스이었습니다.
전쟁터 같아 보이는 어느 곳에서 한 꼬마 아이가 머리를 깎으면서 카메라를 쳐다봅니다.
그리고 아이의 발 뒤꿈치에 새겨진 선명한 점 세 개는 이 영화의 충격적인 엔딩을 보고 나면
그 첫 장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면서 영화는 훨씬 세련되고 강렬한 후폭풍을 남기게 됩니다.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결말이지만,
이 영화는 결국 "함께 있으면 좋지 않은가"라는 엄마의 편지로 모든 이야기들을 집약하려 합니다.
마치 사랑과 화합으로 모든 것을 아우르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마무리 하기에는
<그을린 사랑>은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정확한 공간적 배경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동의 레바논 내전으로 묘사하는 장면들은 '그들만의 리그'이지만,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이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이지만,
결국 그것을 겪는 사람들의 고통을 충분히 여과되면서도 각인이 되는 듯합니다.
비폭력 평화 운동을 하던 엄마는 내전이 격화되면서 아이가 있는 고아원이 폭격당한 것을 알고
무장세력에 들어가서 폭격의 원흉을 암살하고, 수용소에서 15년을 보내게 됩니다.
그곳에서 온갖 고문과 강간을 당하고 만신창이가 되는 모습인데,
그 장면들에서 강렬한 방점 같은 것으로 강조할 법 한데, 모든 것은 황량한 시선으로 일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전체를 보고 나면 그렇게 방점 없이 황량한 시선들이 영화적으로
아주 적절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죽은 엄마를 찾으려는 쌍둥이 남매들도 제각각의 시각으로 엄마의 죽음을 묵묵한 시선으로 묘사되는데
그 모든 장치들은 엔딩의 먹먹한 결말에 더 극적이고 세련된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 충격적인 드라마는 감독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130분 동안 완전하게 끝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내가 <그을린 사랑>을 극장에서 봤다라면,
먹먹함을 동반해서 드니 빌뇌브는 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를 고민하면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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